핏줄은 못 속인다.-양녕대군과 그의 후손 이야기

놀고놀고 또 놀고 니나노 놀고 논 끝에 결국 세자자리까지 박탈당한 양녕은 놀다가 인생 조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는걸 그치지 않았습니다.

동생인 충녕이 왕이 되고, 아버지인 태종이 죽었음에도 노는걸 그치지 않아 조정에서도 저걸 족쳐야 되니 말아야 되니...하고 공론이 되는 일이 많았죠.

그렇다고 세종으로서는 양녕을 일벌백계하기도 곤란한 입장.
그래서 형님으로 대접하면서도 은근히 '형님. 형님형님제발. 이러면 곤란요.'..이라며 몇 차례 경고를 주기도 하였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두면 조선 3대 임금 태종의 장자이자 세종의 큰 형이기도 한 양녕이 아니죠.
어느날은 양녕이 유람을 가게 되었습니다. 양녕이 가는 곳마다 헬오브지옥의 아비규환이 벌어지는걸 몇번이나 보았던 세종은 이번에도 미리 경고를 하였습니다. '형님, 이번 유람은 좀 조용조용하게 댕기면 안될까요?'

그러자 양녕은 '신이 어찌 그런 행동을 하여 전하의 얼굴에 먹칠을 하겠나이까? 기생은 커녕 술도 마시지 않겠사옵니다'

세종도 이를 믿느니 차라리 명박이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걸 믿...아 이건 좀 심했네. 어쨌거나 무지하게 찝찝했겠지만, 단단히 약조도 했고, 세종입장서 '유람 가지마 이 새키야'하고 막을수도 없는지라 양녕은 유람을 떠났습니다.(평양이던가...)

그리고 우리의 양녕은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나댕기며 깽판을 부리고 평소 염두에 두고 있던 기생들을 양옆에 끼고 사방으로 관광을 다녔고, 유람지 곳곳에서 '아 저 ㅅㅂ새키'하는 비난을 들었습니다.

노심초사하고 있던 세종의 귀에도 이 이야기가 들어가고,

세종은 양녕에게 통고했소.

'형님, 니 죽을래요? 죽을래요?'

이에 양녕은 석고대죄하고 말했습니다.

'죽여주시옵소서.'


...아 시발




뭐 저런다고 죽일수도 없고...결국 늘 그렇듯이 용서해줬다고 합니다. 양녕이 저렇게 꺵판치고 다닌게 다 세종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하던 거였다는데, 금성대군 모반 사건 후 세종의 손자인 노산군(단종)을 사사해야한다고 최일선에서 주장한게 양녕이었다는걸 생각하면 정말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뭐 단순히 천성적으로 놀기 좋아해서 저랬을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양녕과 그렇게 연을 맺은 기생이 그의 첩실로 들어가 아들을 낳았는데,
이 친구는 스스로를 '고정정'이라고 칭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고정정이는 애비만큼이나 괴짜였는데, 가장 심했던 것이 산 물건을 무르고 다니는 거였습니다.

그냥 물건 산걸 무르는 거면 괜찮았는데,

이노무 자식은 지가 쳐먹은 것도 맛이 없으면 되물려달라고 징징거리는 놈팽이였습니다.

술을 마시다가도 갑자기 맛이 없으니 되물리라고 징징...

생선을 사서 구워서 잘 먹다가도 갑자기 맛이 없으니 물려달라고 징징...

글씨를 쓰다가 종이에 먹이 조금 퍼져도 물려달라고 징징...

어찌나 징징 댔는지, '고정정이 물건 바꾸듯한다'...라는 속담이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야 이건 휴징징(워크래프트3에서 휴먼하면서 약하다고 징징거리는 애들)들 하는 짓이랑 똑같잖아!!

이 고징징...이 아니라 고정정의 후손으로 이명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이명하가 마누라와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마누라가 바둑을 꽤 잘 뒀는지 이명하가 신나게 털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명하는 쿨하지 못하게 핀치에 몰릴때마다 한수 물러달라고 했고, 마누라는 이를 들어주었습니다.
근데 이게 몇번씩이나 반복되자 마눌님도 열받으셨는지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이 고정정이랍니까?! 왜 자꾸 물려달랍니까?!"

..그러자 이명하가 바둑판을 엎으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이 여편네가 왜 하찮은 바둑가지고 우리 할아버지를 욕하고 그래?!"

.....그리곤 이명하는 할아버지를 핑계로 바둑판을 뒤엎는데 성공했죠.

by 다스베이더 | 2009/03/16 10:44 | 역사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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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대도서관 at 2009/03/16 11:05
오오 역사의 뒷편..이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 줄에서 풉ㅡㅡ!!!
Commented by JOSH at 2009/03/16 11:32
과연..

유희문화의 탐닉으로 한글을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의 자손...
Commented by 사이키 at 2009/03/16 13:34
일이나 하세여 더러운 공익님
Commented by 다루루 at 2009/03/16 17:00
오오 핏줄 빠와
Commented by 카카루 at 2009/03/16 17:22
근무중에 포스트하시네 근무태만으로 찌를거에요
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09/03/16 18:02
헐 자폭요 ㅡㅡ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3/16 17:31
...언리미티드 빠와;
-네피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3/16 20:06
질문들입니다:

1. 고정정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2. 왜 이씨임을 자처하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Nathan at 2009/03/16 20:33
뭔가 은유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고정정은 저도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bizzar at 2009/03/16 23:25
양녕대군 사당인지 서원인지 그쪽 관리하던 사람이 스님말따라 사당앞 나무 베어서 출세했져.
Commented by 미우리 at 2009/03/17 00:38
뭐 양녕과 세종사이에 알력이 있었을 꺼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고,
폐세자가된 양녕을 둘째치고, 효령이 녀석은 뭐 땜에 절에 들어간거야?
별 세력 있단 소릴 못 들었는데
Commented by 안경소녀교단 at 2009/03/17 02:11
더 밑으로 내려가면 무려... 이승만이 양녕대군 후손이죠.
Commented by 다루루 at 2009/03/17 20:45
흠좀. 그게 사실입니까.
Commented by 카네키사랑 at 2017/05/01 20:26
ㅎ ㅏ...마이조상데ㅅ......#말잇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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