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혁명사.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 3~6권.
위의 책들은 로마 역사에서도 가장 격변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화정 말기부터 아우구스투스가 제정의 기반을 닦는 시대까지의 100여년을 말이지요.
그러나 같은 시기를 다루고 또 사실들을 주로 전하는 두 책이지만, 그 평가와 어투는 사뭇 다릅니다.
로마인 이야기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의 체제전환이 어쩔수없는 시대의 흐름임을 역설하는데 비해 로마혁명사의 로널드 사임은 제정으로의 체제전환은 당대의 인물 몇명의 개인적인 야심과 공화정파내의 실책들에 의한 것으로 비판적인 시선을 보입니다.
인물들의 평에 있어서 그 대조는 더욱 극적입니다.
카이사르 동인녀라는 별명에 걸맡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두권을 할애하면서 카이사르의 행적을 뒤쫓고, 그의 천재성과 업적들을 부각시킵니다.
그러나 로널드 사임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탓인지(2차대전. 무솔리니가 두체로서 집권하고 있던 때)카이사르에 대해서도 극도로 비판적인 시각을 보입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에서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에 비해 평가절하된 감이 없지않은 폼페이우스와 안토니우스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인상을 주기까지 합니다.
사료로서의 관점에서 접근했을때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은 로마혁명사입니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만든 시스템과 그 내막을 좀 더 철저히 파해치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재미, 라는 측면에서는 로마인 이야기에 더 높은 점수를 주렵니다.
로마혁명사는 전쟁에 대한 애정이 정말 무자비할 정도로 없습니다.
폼페이우스가 이탈리아를 탈출해서 그리스의 파르살루스 전투에서 패해 망명한 이집트에서 살해되기까지 로널드 사임이 할당한 페이지는 단 두페이지입니다[..]
만일 로널드 사임이 '로마혁명사'가 아닌 '로마사'를 썼더라면 포에니 전쟁부분이 무지하게 얄팍해지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에 비해 로마인이야기는 전투에 대한 묘사가 뛰어납니다. 친절하게 양군 배치도와 전황 전개 상황까지 나눠서 그려줄 정도지요.
만일, 당신이 로마인이야기를 먼저 읽었고, 그래서 카이사르를 좋아한다면, 로마혁명사는 그리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이 공화정 말기 로마의 좀 더 세밀한 사정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은 최고의 지침서가 될것입니다.
2008년 2월 26일.